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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신성덕 칼럼
한양도성을 걸으며 역사를 만나다(4)
신성덕 기자  |  mhy3665.mh3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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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4  19: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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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서울뉴스  신성덕 기자  : 지난 1월 20일(금) 서울 날씨는 눈발이 날리는 약간 쌀쌀한 날씨였다. 지난달에 서울한양도성 낙산구간을 방문 한 ‘애국을 생각하는 지혜로운 소비자 모임’ 인 애지모 회원 6명이 을지유람을 방문하여 을지로 3가, 4가 뒷골목을 걸었다. 걸으면 직진으로 5분이면 갈 거리를 뒷골목으로 다녀 2시간이 소요되었다. 아랫글은 회원 중 김영숙 씨가 보내온 탐방 글이다.

   
 

한양도성을 걸으며 역사를 만나다(4)
어제, 밤 내린 눈이 소복이 쌓였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애지모 역사문화 답사팀은 눈과 인연이 참 많은 듯하다. 남산 성곽 답사 때는 올해 첫눈이 내리면서 환상적인 풍광을 보여주더니 오늘 을지로 탐방에는 하이얀 눈으로 치장한 것도 아쉬워 눈발을 날려주니 말이다. 낙산 코스 때도 희끗희끗한 눈발을 날려주었었지.

중구청에서 만든 프로그램 '을지유람'을 위해 우리 애지모 일행 6명은 을지로 3가역 3번 출구 광장에서 만났다. 벌써 와 계시는 해설사 신성덕 교수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신다.

'을지유람'은 을지로3가에서 을지로4가의 특화거리를 중심으로 문화유산, 미래유산, 산업현장, 맛집 등을 탐방하는 것이다.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을지로 일대. 이렇게 오래된 도시 한 부분의 역사를 중구청에서 이야기로 묶은 '을지유람’ 코스이다.

광복 후 일제식 명칭을 우리의 명현, 명장의 이름으로 제정했는데 을지로는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딴 지명이라고. 미래유산이 8개나 있다는 을지로 골목의 볼거리와 여러 가치있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걷는다.

길 저편에는 고당 조만식 선생의 기념관이 있다고 한다. 혼란스러운 해방정국에서 자주적이고 통일된 국가 건설을 지향한 인물. 오산학교 교장과 조선일보 사장을 역임했고 간디의 민족주의 사상을 배워 독립운동의 거울로 삼았던 그를 '조선의 간디'라 했다. 해설사 교수님께서 고당 선생이 당부하신 말씀이 3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그 3가지는 “고향을 묻지 말고, 국산품을 애용하고, 북한 주민이라 할지라도 자유를 갈망하면 우리갸 껴안아야 된다.”는 것이다.

을지로3가역 버스 정류장은 도기로 된 기다란 변기 모양의 벤취다. 이곳에서 포즈를 취해본다. 그 옆에는 ‘을지 유람’ 안내서도 꽂혀있다. 벤치와 안내서는 소동호 작가의 작품이란다. 을지로3가역 1번 출구부터 3번출구까지 약 250m 구간에 140여 개의 상점이 있는 타일, 도기 거리임을 말해 주었다. 현재 을지로에 있는 5개의 특화 거리 중 하나이다.

타일은 삼국시대부터 사용했다는데 1961년 수입을 금지하고 한국요업이 타일을 생산하면서 국산 타일 대리점이 생기게 됐단다. 건축이 현대화되고 지하철역마다 쓰이는 타일 등 사용범위가 이렇게 커졌으니 수입을 금지하고 우리 손으로 생산한 게 얼마나 잘한 일인가. 예쁜 타일과 도기들을 보며 바르셀로나의 가우디가 쓴 타일만큼이나 예쁘다는 생각을 한다.

우측으로 돌아 걸어가니 오구 반점이 오랜 세월을 뽐내듯 버티고 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오래된 만둣집. 1953년에 오픈해 64년째 운영하고 있단다. 5-9번지에 있어 오구반점이라 했고 사장님 아들 이름도 오구라 지었다나? 이름부터 독특한 느낌을 준다.

오구 반점의 기운을 그대로 품은 듯한 붉은 타일을 붙인 벽도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붉은색을 길하다고 여기는 중국인들의 성공을 비는 마음을 그대로 담아 지은 것은 아닐지.
그 기운을 받기위해 군만두 한 개라도 먹고 가자 하여 문을 밀고 들어서니 11시 반부터란다.
40여분을 기다려야 하기에 아쉽지만 바로 옆 '송림 수제화'를 찾았다.

송림수제화 입구에 ‘서울 미래유산' 간판이 붙어있다. 1936년 송림 화점으로 문을 연 뒤 4대에 걸쳐 80년째 운영 중이란다. 석고로 발 모양 본을 떠 맞춤 제작하는데 우리나라 최초 등산화를 만들어 유명해졌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 허영호 산악인에게 등산화를 협찬했다고. 실제 최초로 신었던 긴 등산화가 한 짝만 있어 의아해했는데 다른 한 짝은 박물관에 있단다. 장인 정신 또한 본받을 만하다. 우린 사장님의 아드님과 부자의 氣를 받기 위해 악수를 하고 나왔다.

해설사 교수님을 따라 오른편 골목으로 들어가니 좁은 길에 오래된 맛집과 우리나라 근대화 흔적이 보이는 가게들로 정감이 가는 옛 골목이 펼쳐졌다. 타임머신을 타고 60~70년대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을지 다방. 을지 면옥, 원조 녹두, 공구상, 인쇄소 등 수 십 년간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린 산증인들이다. 옛날 간판이 낯설지만, 정감이 간다. 서울 옛 도심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근대화 시대의 유적 같은 곳. 서울을 재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을 지난다. 퇴근 후 골목의 상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 이 일대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단다.

특화 거리인 공구 거리. 지금은 디지털 시대로 많이 침체했지만 길게 늘어선 공구상가이다. 도면 만 가져오면 탱크도 만든다는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 근대화 역사를 바꿔놓은 산업일꾼들의 흔적이 많이 남이 있다. 이 공구상가들은 1968년 월남전 때 많은 돈을 벌었단다. 위기가 기회를 준 셈이다.

우리는 금속가공업체 '신진정밀조각' 간판 앞에 섰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가 우주에서 신체변화 측정을 위해 가져간 등고선 촬영기를 만든 곳이다. 해설사님께서 이곳 사장님을 소개해 주셨다. 설계도만 가져오면 무슨 물건이든 만들어줄 수 있는 분이니 모두 기를 받으라 하신다. 6명이 차례차례 악수로 기를 받고 나섰다.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많았을 텐데 구멍가게만 한 이곳에서 엄청난 등고선 촬영기를 납품했다니 정말 대단하다.

세운상가로 나와 세운교에서 한 컷. 세운 프로젝트로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곳이다. 청계 상가 중정은 천만 관객 돌파로 유명한 영화 '도둑들' 촬영지란다. 또한, 이곳에서 ‘감시자들’도 촬영하였다.

다시 을지로 4가 골목으로 들어선다. 골목에 아름다운 조명등이 있어 관심이 있게 보니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에 나온 등이란다. 을지 유람 지도제작을 한 소동호 씨 작업장이기도 하다.

좁은 골목 벽에 새겨진 광고지가 눈에 띈다. 아주 오래된 약국 광고인 듯하다. 좁은 골목을 따라가다 보니 붉은색으로 쓴 '시보리' 가게 간판이 눈에 띈다. 시보리는 옷의 소매나 밑단에 사용되는 신축성 있는 편성물로 일본말인데 금형에도 시보리란 말이 있나보다. 시보리 제작 가게 사장님을 만났다. 시보리는 직접 손으로만 제작한단다. 대단하시다. 또 악수로 기를 받다.

공구거리 주변은 산업근대화 모습을 볼 수 있어 영화 촬영지로도 인기가 많다. ‘피에타’도 이 곳이 배경이다. 해설사 겸 영화평론가이기도 하신 신성덕 교수님은 설명해 주신다. 피에타는 김기덕 감독이 대한민국 영화로 제6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작품상 수상작품이라고. 대한민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3대 국제 영화제(베니스, 칸, 베를린)에서 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단다.

이탈리아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Pieta)가 떠오른다.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인 피에타는 성모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품에 안고 있는 형상 자체를 의미한다. 왜 피에타를 제목으로 했을까? 궁금하니 다운로드 해서 봐야겠다.

반백 년이 훌쩍 지난 가게들. 붓으로 쓴 듯한 간판의 글씨체에서 정감이 어린다. 길마다 소리가 다르고 골목마다 냄새가 다르다. 이런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을지로 일대를 기록한 '이현지 을지로 기록관'도 있다. 이미 변한 현재의 모습은 더 이상 옛 모습을 상기시키기 힘들어진다. 그 사실이 안타까웠으리라.

최근 이곳에 예술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구에서 빈 점포를 싸게 임대해 청년들의 창작공간으로 제공하는 '디자인 예술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에 활력이 생길 듯하다. 이제 을지로가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지 관심이다.

특화 거리인 재봉틀거리. 재봉틀점포가 밀집해 있다. 미싱부속, 특수미싱, 피혁미싱 등 다양하다. 50여 년 전 수학여행으로 서울역에 내렸을 때 부라더 미싱, 다이알 미싱의 네온사인 광고가 얼마나 화려했는지. 을지로는 조명의 거리다. 인테리어 효과가 큰 조명등. 예쁜 게 아주 많다.

길 건너에 옛 개봉관 국도 극장이 보인다. ‘미워도 다시한번’, ‘겨울 여자’, ‘별들의 고향’ 등을 상영했던 그 국도극장은 국도호텔로 바뀌고 표석만 남아 있다. 문화유산이다.

어머나~~ 이 음식점이 서울 미래유산인데 왜 미래유산 표지판을 내동댕이쳐 놓았을까? 그 가치를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린 1952년부터 해왔다는 설렁탕 전문 문화옥에서 설렁탕으로 점심을...그 옆에는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우래옥도 있다. 문화옥과 우래옥은 서울미래유산 모범음식점이다. 유명세를 탄만큼 정갈하다. 김치도 각각 서빙해 주고 삶은 고기도 한 집시씩 서비스해 준다. 골목마다 저렴한 전통 맛집들은 세월의 맛까지 더해졌으리라.

을지로 거리는 속초시가 중구청에 기증했다는 소나무들로 가로수가 되어 있다. 설악의 정기를 받은 소나무였구나. 멋있고 이색적이다. 로마의 거리도 소나무 가로수가 많다지? 소나무가 잘 자라주길...가구거리... 길에 DP 해 놓은 가구들을 주문하면 제작도 해 준단다.

가구거리를 지나니 바로 재래시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을지로에 재래시장 두 곳이 있으니 방산시장과 그곳을 마주 보고 있는 중부시장이다. 이들 시장도 서울 미래유산이다. 옛 정취가 느껴지는 곳. 전통 건어물 도매 중부시장으로 들어왔다. 죽 늘어선 건어물 가게들과 젓갈류들. 마른 황태와 디포리, 명란 젓갈 등을 사 들고 나오니 흐뭇하다. 시장 구경하는 것도 즐겁다.

호박죽과 팥죽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 먹어보고 싶은 충동을~~ 방금 설렁탕을 먹었지만, 죽과 다르니ㅎㅎ 한 그릇씩 주문해서 맛보았다. 진하고 맛있다. 이렇게 서서 먹는 맛도 괜찮네.
주인아주머니는 국산 팥으로 쑤어서 맛있다며 국산 팥과 수입 팥의 차이도 알려주며 기분 좋아하신다. 어서 큰 부자 되세요.

대형 상점과 쇼핑몰로 관련 산업이 점점 쇠퇴해 가고 있는 거리. 시간이 만든 이 동네를, 유럽의 감성이 묻어나는 구시가지처럼 잘 되살려 활기 넘치기를 바라며. 우리는 따끈한 카페라테 한 잔으로 다음 답사를 또 기약했다.

해설을 해주신 신성덕 교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참여한 우리 애지모 회원(김진숙, 박점조, 신완철, 고정순, 이진숙, 정미숙)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애지모 회원 김영숙-

새서울뉴스  신성덕 기자
sducksh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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